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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엔 유산균보다 강한 '고초균' 있다… "장내 환경 개선 및 면역력 증진"


외국인은 고약한 냄새로 손사래를 치지만,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청국장이다. 청국장은 유산균이 풍부한 발효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청국장 속 발효균은 유산균이 아닌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다.

고초균은 비교적 높은 열과 위산에도 살아남아 장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유익균으로, 장내 환경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균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허정연 임상영양사(가천대 길병원 영양팀)와 함께 알아봤다.

고초균이란?... 단백질 분해 및 장내 환경 조절
고초균은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를 비롯한 바실러스(Bacillus) 계열 세균을 통칭한다.

가장 큰 특징은 '포자(spore)'를 형성하는 능력으로, 이 포자가 열·산·건조함 등 극한 환경에서도 균을 보호해 준다. 덕분에 고초균은 위산과 담즙을 견디며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다.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고초균은 체내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나 항균 펩타이드를 생성해 유익균의 성장을 돕고,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장내 환경 개선뿐 아니라 면역 조절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노인 대상 연구에서는 면역 표지자(SIgA)가 증가한 사례가 있으며, 지방간 환자나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총의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 환자에게서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완화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다만 허 임상영양사는 "대부분의 연구가 단기간, 소규모로 진행돼, 고초균의 효과를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장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산균과 다른 '강인함'… 체내 작용 부위도 달라
고초균은 기능 면에서 유산균과 비슷하게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 성장을 촉진하지만, 작용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우선 내열성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유산균은 열에 약해 조리 시 대부분 사멸하지만, 고초균은 60~70°C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다만 100°C 이상의 고온으로 끓일 경우 대부분 죽고 일부만 남는다.

또한 고초균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호기성 균으로, 유산균처럼 밀폐 처리가 필요하지 않다. 주로 소장에서 작용하며 단백질 분해를 돕고 영양소 흡수에 관여한다. 반면 유산균은 혐기성 균으로 보관 시에도 공기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주로 대장에서 발효와 산 생성에 관여한다.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유산균은 빠르게 균을 증식시키는 반면, 고초균은 단백질 분해를 돕고 장내 환경을 조절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며, "체내 작용 부위가 달라 두 균을 함께 섭취하면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초균이 풍부한 식품...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고초균은 청국장을 비롯해 된장, 낫토(일본식 청국장) 등 콩을 발효한 식품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들 식품을 통해 장내 유익균을 늘릴 수 있지만, 조리 온도와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청국장은 100°C 이상에서 끓이면 대부분의 균이 사멸하므로, 생으로 먹거나 찌개를 끓인 후 한 김 식힌 뒤에 청국장 가루를 후첨하는 방식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고초균이 함유된 발효식품을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나 해조류와 함께 섭취하면, 다양한 균주가 장내에서 발효를 일으켜 균형 잡힌 장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고혈압, 신장 질환자는 '저염 청국장' 추천
고초균 자체는 안전성이 높은 균주로 알려져 있지만, 청국장과 같은 발효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고혈압, 심장 질환, 신장 질환이 있는 분들은 저염 또는 무염 청국장을 선택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콩은 단백질 식품이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허 임상영양사는 "면역 저하 환자나 특정 질환을 가진 경우 발효균 섭취 시 의료진과 상담 후에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