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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염, 유전의 저주인가 관리의 실패인가


치주염은 성인의 치아 상실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잇몸이 약해서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하거나, 반대로 "관리를 못해서 생긴 병"이라며 자책하곤 한다. 과연 치주염은 타고난 운명일까, 아니면 개인의 관리 부족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주염은 유전적 소인과 후천적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즉 '유전의 저주'만도, '관리의 실패'만도 아닌, 두 가지 요인이 얽혀 만들어지는 병이다.

유전적 요인: 잇몸 건강의 '기본값'을 결정짓다
같은 환경에서 살아도 어떤 사람은 잇몸이 쉽게 붓고 피가 나지만, 다른 사람은 평생 건강한 잇몸을 유지한다. 이런 차이는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1970년대 Dr. Harald Loe가 진행한 스리랑카 타밀족 연구가 그 대표적인 근거다. 당시 주민들은 현대적 구강 위생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1%는 치주질환이 전혀 없었고 81%는 중등도, 8%만이 심한 치주질환을 보였다. 이는 세균에 대한 면역 반응의 강도, 염증 반응의 정도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어 Dr. Bryan Michalowicz의 쌍둥이 연구는 이를 수치로 증명했다.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를 비교한 결과, 만성 치주염의 발생에는 약 50%가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다형성(polymorphism)이 치주염 감수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공격성 치주염'은 만성형보다 유전적 영향이 훨씬 크다.

이처럼 유전적 요인은 잇몸 건강의 '기본값'을 정하지만, 그 자체가 질병의 운명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를 이해함으로써 관리의 방향을 더 분명히 잡을 수 있다.

후천적 요인: 유전적 약점을 이기는 '삶의 습관'
치주염의 절반은 유전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생활 습관이 좌우한다. 잇몸이 약한 사람이라도 꾸준한 관리로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고, 반대로 건강한 잇몸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치주염이 발생할 수 있다. 치주염은 결국 치태와 치석 속 세균이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후천적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다.

① 흡연
흡연은 치주염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 중 하나다. 미국 치주학회 보고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치주염 위험이 2.6~6배 높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겉으로는 염증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조직 손상을 가속화한다.

② 당뇨병
당뇨병은 '치주염의 여섯 번째 합병증'으로 불릴 만큼 밀접하다. 혈당 조절이 어려운 당뇨병 환자는 면역 반응이 약해 염증이 쉽게 악화되고, 반대로 치주염으로 인한 만성 염증은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③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면역 기능을 억제하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낮춘다. 또한 칫솔질을 소홀히 하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을 유발해 구강 건강에 이중 타격을 준다.

④ 부적절한 구강 위생 습관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치태와 치석은 치주염의 직접 원인으로, 하루 세 번 3분 이상 올바른 칫솔질과 함께 치실, 치간칫솔 사용이 필수다. 국내 연구에서도 중년층이 칫솔질과 치실을 병행할 경우 치주염 예방 효과가 78%에 달한다고 보고됐다.

유전은 참고, 관리는 필수
유전적 요인은 바꿀 수 없지만, 관리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유전적 약점을 알고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한다. 잇몸이 약하다면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 철저한 칫솔질과 치실 사용이 기본이다. 여기에 흡연·당뇨병·스트레스 같은 위험 요인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치과의사가 강조하는 '정기검진과 스케일링'은 단순한 미용 관리가 아니라, 유전적 약점을 보완하고 후천적 위험 요인을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치주염은 유전과 환경이 함께 만드는 복합 질환이지만,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잇몸 건강은 타고난 운명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켜내는 의지의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